이미지= 위키미디어 커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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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워치의 등장으로 현대인은 자신의 수면시간이나 심장박동, 최대산소섭취량(VO2 max), 걷기횟수 등 건강과 관련된 다양한 바로미터를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사람의 건강상태를 추적하는 또 다른 장치로 ‘스마트 토일렛(변기)’이 떠오르고 있다. 그 개발현황을 정리해 소개한 월스트리저널 보도를 요약, 소개한다.

연구기관이나 기업이 개발하고 있는 스마트 토일렛은 단순히 스마트 스피커를 장착하거나 변기에 난방 기능을 내장하는 게 아니라 위장 질환의 징후를 살펴보거나 혈압을 측정하고 “생선을 더 먹는 게 이롭다”는 도움말도 제공하도록 설계돼 있는 도구다.

대변과 소변을 채취해 건강상태를 조사하는 방법은 옛날부터 실행돼 왔는데, 최근에는 장내 세균이 인간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가 조금씩 밝혀지면서 새롭게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팬데믹(대유행) 상황에서는 많은 지자체가 하수 모니터링을 시작하고 보건 당국이 각 지역에서 바이러스의 초기 징후를 찾아 그 확산을 추적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대변이나 소변을 통해 건강정보를 얻는 기술을 개인 차원에서 활용하려는 착상에서 원격으로 변기 안을 체크하는 스마트 토일렛이 연구되고 있다. 이 같은 스마트 토일렛 중에는 만성질환이나 특정 질병의 위험이 높은 환자를 의사가 감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의료용도 있지만 수십 만 원에서 수백 만 원 정도로 가격을 설정해 사람의 건강상태를 파악하거나 개선하는 도구로 일반 판매를 계획하고 있는 기업도 있다.

건강기구 제조업체 Medic.life는 사용자의 체중이나 소변의 당분, 나트륨 농도를 측정하는 스마트 토일렛 ‘Medic.Lav’를 개발하고 있다. Medic.Lav은 고성능 센서로 소변 중 바이러스를 탐지할 수 있다고 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취득하는 게 목표다.

위스콘신 매디슨 대학 모그릿지(Morgridge) 연구소의 생물분석 화학자인 조슈아 쿤(Joshua Coon)은 변 샘플의 분자를 관찰해 사람의 건강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연구를 2019년에 발표했다. 쿤은 “지금까지 스마트워치나 스마트폰에서 구현해 왔던 것들이 모두 다른 스케일로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그렇게 돼야 비로소 질병의 위험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고 코멘트 한다.

스탠포드 대학 의학부의 연구팀은 변기에 카메라를 부착하고 기계학습(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학습시켜 진단 차트와 비교해 배설물을 분석하는 스마트 토일렛을 개발하고 있다. 이 스마트 토일렛은 소변의 흐름, 색깔, 양을 추적할 수 있으며 소변에 포함된 특정 분자를 검출하기 위한 검사 장치도 설치돼 있다. 사용자를 구별하기 위해 물을 내리는 버튼으로 지문을 읽어내고 항문의 특징을 검사하는 스캔 시스템도 탑재돼 있다.

스탠포드 대학 연구팀은 비데 전문기업인 한국 아이젠(Izen)과 토일렛 제조계약을 체결했으며, 올해 말까지 임상시험 단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프로젝트를 완성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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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크 대학에서 개발한 스마트 토일렛도 카메라와 기계학습을 기반으로 물을 내린 후 배설물을 분석하는 게 가능하며, 혈액이나 특정 단백질의 존재를 파악하고 대변 샘플을 채취해 실험실에서 분석할 수도 있다.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과 연계해 건강정보를 관리하는 일도 가능하다.

듀크 대학의 스마트 토일렛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소니아 구레고(Sonia Grego)는 “스마트 토일렛은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의사가 과민성대장증후군 등의 만성질환을 안고 있는 환자를 모니터링하고, 질병의 초기 증상을 발견하고 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하나의 장점은 장기간 추적 가능한 측정을 자주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통원하며 산발적으로 측정하는 것보다 특정 지표를 추적하면서 변화를 빠르게 식별하고 플래그를 세울 수 있어 더 효과적이고 비 침습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현행 스마트 토일렛 기술에서는 일부 생체 신호나 소변 검사 정도에 대해서는 의료에 응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정확도 높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만, 배설물의 성분 분석까지 높은 정확도로 실현하는 것은 아직 미래의 이야기다. 성분 분석에 필요한 화학 물질을 보충하는 방법의 개발이나 스마트 토일렛의 제조 코스트를 낮추는 데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스탠포드 대학 연구팀이 300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에서는 응답자의 3분의 1이 ‘건강 데이터를 수집하는 스마트 토일렛’이라는 개념에 위화감을 느끼며, 그 대부분은 프라이버시(개인정보) 침해를 최대 우려 사항으로 지적하는 것으로 나왔다. 절반 이상은 스마트 토일렛 그 자체에 “일정의 반감은 갖는다”고 대답했다.

Medic.life 차드 아담스(Chad Adams) CEO는 “사람에게 무언가를 사용해 달라고 하려면 놀라울 정도로 간단(simple)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스마트 토일렛은 간단하다. 누구나 화장실에 반드시 가야하기 때문이다”고 코멘트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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