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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언제 어떻게 태어났을까? 오랫동안 과학자들이 도전해 온 수수께끼다.

지구는 약 45억 년 전에 탄생한 것으로 생각되고 있지만, 그 '진짜 모습'을 알 수 있는 단서는 지금까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이런 가운데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등의 연구팀이 원시지구(proto Earth)의 직접적인 흔적이 처음 발견했다고 발표했다고 과학매체 Phy.org가 전했다.

이는 지구의 뿌리를 밝히는 큰 걸음이 될 것으로 주목된다. 연구의 상세는 2025년 10월 14일자로 과학저널 ‘Nature Geoscience’에 게재되었다.

태양계가 생기기 시작한 약 45억 년 전을 떠올려 보자. 당시 우주 공간에는 가스와 먼지가 소용돌이치는 원시 행성계 원반이 존재했다. 이 안에서 티끌이 모여 이윽고 운석이 되고, 심지어 그것들이 합체함으로써 원시 지구가 생겨났다. 지금의 지구와는 전혀 다른, 마그마의 바다와 같은 거친 별이었다고 추정된다.

그런데 탄생한 지 1억 년도 안 돼 화성 크기의 천체가 지구에 충돌하는 큰 사건이 일어났다. 이것은 ‘자이언트 임팩트(거대 충돌)’라고 불린다.

이 충돌에 의해, 지구의 내부는 걸쭉하게 녹아 섞였고, 표면도 내부도, 원래의 재료가 거의 완전히 리셋되어 버렸다고 여겨져 왔다. 이때 달도 함께 태어났다고 한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원시 지구'의 흔적은 이때 완전히 사라져 버린, 즉 지금의 지구 속에는 '최초의 지구 조각'은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였다.

그러나 이번에 매사추세츠공대(MIT) 등 국제 연구팀이 수행한 최신 연구로 그 상식이 뒤집혔다.

연구팀은 그린란드 캐나다 등에서 채취한 아주 오래된 암석, 심지어 하와이 화산에서 얻은 맨틀(지구 내부의 깊은 부분) 샘플을 정밀 분석했다. 주목한 것은 '칼륨'이라는 원소의 동위원소 균형이다.

칼륨에는 39번·40번·41번과 같은 종류(동위체)가 있어 지구나 운석 속에 어떤 비율로 포함되어 있는지를 조사함으로써, 그 재료의 유래를 알 수 있다.

조사 결과, 이번에 분석한 암석 샘플에는 '칼륨 40'이 통상의 지구 물질보다 적다고 하는, 극히 적은 ‘이상’이 발견되었다. 이 특징은 현대의 지구나 다른 운석과는 다른 바로 ‘원시 지구’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분석된다.

연구팀은 아울러 거대 충돌이나 지구의 지질 변동이 어떻게 칼륨 동위원소 비율을 변화시키는지 다양한 시뮬레이션도 진행했다.

그 결과, 이번에 발견된 칼륨 40의 부족은 다른 천체의 충돌이나 지구의 진화 과정에서는 설명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이번에 발견된 샘플은 45억 년 전 지구가 가지고 있던 최초의 재료가 기적적으로 지금도 남아 있었다는 증거라는 것이다.

덧붙여 연구팀이 지금까지 조사해 온 전 세계의 운석 중에도, 이번 샘플과 딱 일치하는 것은 없었다. 즉, 원시 지구를 만든 진짜 재료는 아직 아무도 찾지 못한 것으로 밝혀진 셈이다.

이번 발견은 '지금의 지구 속에 원시 지구의 조각이 정말로 남아 있었다'는 역사적인 성과이다. 과학자들은 오랜 세월, 운석이나 암석을 조사해 ‘지구는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를 찾아 왔지만, 그 답이 앞으로 점점 더 모호해질지도 모른다.

'지구의 원재료'는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어쩌면 우리가 사는 이 별의 뿌리는 우주 어딘가에 잠자는 미지의 물질에 숨겨져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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